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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연재] 문송과 헤어질 결심 - Part 2. 콤팩트하게 읽고 빠지기카테고리 없음 2023. 7. 12. 22:00반응형
출처: Pixabay 반응형[3줄 티저]
• (하기 싫은데) 어떻게 해야 공부를 시작할 수 할까?
•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 책만 읽어도 뭔가 달라질까?거, 공부하기 좋은 시대네
너무 라떼스러운 이야기일 수 있지만, ‘요즘은’ 공부하기 좋은 시대다. 의지만 있다면. 유튜브에 무료 강의들도 많고, 종이 책은 주문하면 당일 늦어도 다음 날엔 문 앞까지 가져다준다. e-book은 결제와 동시에 당장 읽기 시작할 수도 있다. 커리큘럼이 탄탄한 유료 강의들도 커피 몇 잔만 덜 마시면 볼 수 있을 정도의 합리적인 가격에 볼 수 있다. 늘 커피는 커피대로 마신다는 게 문제지만.
정말이지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공부할 수 있는 시대다. 다만, 의지와 실제 공부를 하는 액션 간의 갭이 어마어마하게 클 뿐이다. 나 역시 의지는 충만했지만, 퇴근 후에는 너무 지치고 피곤했다. 그나마 덜 지친 날은 초점 없는 눈으로 넷플릭스 목록만 하염없이 돌려 보거나 친구들을 만나 신세 한탄을 하기 바빴다. 의지는 충만하지만 도통 꼼짝도 안 하던 나를 열공 모드에 돌입하게 한 것은 결국 의지가 아닌 불안감, 부담감, 위기감과 같은 인간 본연의 생존 본능을 건드리는 감정들이었다. 즉, 안정적으로 먹고살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의지는 나를 꿈꾸게 했지만 본능은 나를 움직이게 한 셈이다.
새로 이직한 직장에서 빨리 자리잡고 싶었고, 그럴싸한 퍼포먼스를 내고 싶었다. 너희는 나를 잘 뽑은 것이라고 얼른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이대로 가면 수습만 하다 쫓겨나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에 심장 박동이 절로 빨라졌고, 다음 달 카드 값을 내려면 작고 귀여운 월급이나마 따박따박 벌어야 한다는 위기감을 느낀 인간은 드디어! 마침내! 10년 만에 책상 앞에 앉았다. 아, 책상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앉았다. 국룰이니까.
많고 많은 학습 방법 중 처음으로 택한 건 독서였다. 유튜브로 강의를 보다 보면, 어느 샌가 나도 모르게 홀린 듯이 등산, 캠핑, 여행 유튜브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이탈률이 적은 독서를 택했다. 보다 잘 지언정 딴짓은 하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생존 본능으로 엄선한 필독서
그렇게 IT 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 본능적으로 엄.선.해.서. 읽은 책들을 소개하며, 나처럼 IT 업계에 처음 발 들이고 방랑하는 사람들과 고충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고자 한다.
1. 혼공얄코(혼자 공부하는 얄팍한 코딩 지식) – 한빛미디어
”내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모르는지도 감을 못 잡겠다, 뭘 공부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싶을 때 전반적인 감 잡기 용으로 좋다. 이제 막 IT 업계에 발을 들인 초심자들의 필독서라고 해도 될 정도.
개발자한테 얘기하면 된대서 개발팀에 힘차게 입장해서 제일 말이 잘 통할 거 같은 개발자에게 말했는데… 저번엔 알겠다고, 확인해 보겠다고 하더니 비슷한 문제를 이번엔 자기 말고 저쪽 개발팀에 가서 얘기하라고 할 때가 있다. 얜 나한테 야박하게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AWS, 네이티브앱, PWA, 라이브러리, 프레임워크, API, 커밋, 빌드, Git …… 개발자가 내뱉는 말들이 똥인지 된장인지도 구분이 안 간다.
하는 정도의 입문자들에게 추천한다.
위에 언급된 용어들을 세세하게 설명해 준다. 예를 들면 문과에겐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한 쿠키, 세션, 토큰, 캐시 간의 미묘한 차이를 시원하게 정의해 주고, IT 기업에서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꼭 듣게 되는 API, REST API가 대체 무엇인지를 내가 읽었던 책 중엔 가장 명쾌하게 설명해 준다. 읽고 나면 용어들을 줄줄이 설명할 정도는 못 되더라도, “아, 오케이. 대애애애충 뭔 말인지는 알겠다. 내가 어딜 찾아가서 뭘 부탁하면 될지 알겠다.” 할 정도까지의 수준까지는 갈 수 있다.
🪞 [비슷한 추천 책]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 – 티더블유아이지
혼공얄코보다 조금 더 가볍게 읽을 수 있다. IT 기업을 다니는 비전공자들의 지갑을 한 번 싹 훑고 간 베스트셀러. 문과생 지갑 훑던 감각으로 전체 큰 그림을 한번 싹 훑어 준다. 이걸 읽으면서 기본기를 다지고, 혼공얄코로 디벨롭시키는 코스를 추천.
(IT는 디벨롭이란 용어를 참 좋아해…)2. 애자일 & 스크럼 프로젝트 관리 - 길벗
애자일 하게
IT 업계에서 자주 들리는 키워드다. 애자일에 대해 나름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그럼에도 솔직히 개인적으론 어려웠다. 뭐랄까? 듣도 보도 못한 음식을 이영자 님이 맛 표현을 해 주는 걸 듣고 있자니 "아, 뭔 맛인지 알 것 같다. 존맛이겠네." 싶지만 그래서 구체적으로 무슨 맛인지는 먹어 봐야 알겠는 그런 느낌. 태생이 몸빵캐라 그런가 내가 직접 애자일 하게 일을 해 봐야, 몸빵을 뛰어 봐야 완전하게 알 것 같다.
그럼에도 IT 업계에 발들였다면 읽어 봄직하다. 애자일 하게 일한다는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전체 흐름을 익힐 수 있다. 아직 애자일의 반대 개념인 워터폴(Waterfall) 방식으로 일하는 곳들도 많이 있지만, 애자일이 IT 업계에서 핫한 키워드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 [비슷한 추천 책] 인스파이어드 – 제이펍
일을 진행하는 방식을 넘어서 하나의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각 포지션에서 고민하고 정의해야 할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혹은 어떻게 정의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초심자에게는 다소 어렵지만(그래서 아직 끝까지 못 읽음…) IT 기업에서 프로젝트 관리 업무를 맡게 된다면 참고할 만하다. 난 그럴 짬도 아닌데 그냥 선택적 열정 부자라 읽고 있음.3.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웹 기획 - 한빛미디어
IT 기업의 카테고리도 세분화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웹 개발”을 위주로 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는 초심자들에게 추천한다.
개발 영역별로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개발 언어가 다르듯, 비개발자들도 영역별로 필요로 하는 도메인 지식이나 업무 전개 방식이 다르다. 그중에서도 웹 개발은 아직까지는 많은 기업이 워터폴(Waterfall) 방식으로 업무를 전개한다. 워터폴은 쉽게 말하면 앞 공정의 업무가 끝나야 내 차례가 되는 이어 달리기 계주 같은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다. 보통은 기획 – 디자인 – 퍼블리싱 – 개발 순으로 일을 진행한다.
협업하여 하나의 산출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에 모든 업무 영역이 다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첫 주자인 기획 영역은 프로젝트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영역이다. 기획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면 개발 기간이 부족해지고, 기획이 빠르지만 부실하게 진행되면 이미 개발까지 진행된 화면의 기능과 구성 기획이 ‘누락된 기능이 있어서’ 혹은 ‘앞뒤가 맞지 않은 기획이 있어서’ 등의 다양한 이유로 천지개벽하듯 계속 바뀌면서 뒷단의 디자인, 퍼블리싱, 개발 작업들이 순차적으로 무한 수정을 반복하는 지옥문이 열린다.
이 과정을 한 번 겪어 보면 기획자의 연봉이 개발자의 연봉만큼 높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질 정도로 웹 개발에서 기획의 안정성과 퀄리티는 굉장히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워터폴 방식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에서 이어달리기의 첫 주자인 기획자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보통 IT 기업에서 문과생들은 기획 혹은 기술 지원(프로젝트 관리, 테크니컬 라이팅 등)을 하는데, 그중 한 분류인 기획 업무에 대해 파볼 수 있다.
무너지지 않기 위한 필요한 사소한 몸부림
이 외에도 좋은 책들은 많다. 나도 꽤 많은 책을 사 모았는데, 정말 하얀 백지 같은 상태에서는 어떤 책을 사야 할지조차도 막막했었다.
IT 지식을 채워 넣는다면 추천한 책들부터 시작하면 적어도 회의에서 혼자만 다른 시공간에 있는 듯한 소외감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다. 지식을 입 밖으로 내뱉진 못해도 귀가 트인다. 내가 그랬으니까.
사실 백지상태라면 어떤 책을 읽든 뭐라도 하나 건질 수 있다. 일단 도메인 지식들을 눈에 익숙해지도록 접해 나가는 것이 반 이상이다.
직접 책을 골라 읽고 싶다면 한빛미디어의 IT 관련 서적들을 추천한다. (한빛미디어랑 아무 관련 없음) 읽어 본 한빛 미디어 책들의 구성이 괜찮았고, 내가 깨끗한 IT 뇌를 자랑하던 시절에 IT 기업에서 경력 좀 비볐다는 동료가 한빛미디어 책들이 괜찮으니 그중에서 골라 읽어 보라고 추천을 해 주기도 했어서 추천할 뿐 한빛미디어 책의 퀄리티를 내가 개런티 한다는 뜻은 아니다.
본 콘텐츠는 위에서 언급된 출판사에게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협찬받고는 싶어요..)
[3줄 요약]
• 책 몇 권만 열심히 읽어도 IT 기업 미팅 L/C는 좀 해결된다. (스피킹은 별도)
• 비전공자들이여! 일단 회의에서 소외되지 않는 선까지만이라도 가즈아!
• 공부가 힘들 땐 고개 들어 카드 명세서를 보자.✓ 해당 콘텐츠는 매주 수요일마다 연재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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